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안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가 끝난 후 “긴급 예비 작업을 통해 1주일 안에 제재안을 제시할 것을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롬푀이 의장은 “정상회의가 참석한 모두가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완전히 인식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상황이 지난 이틀 동안 매우 악화됐으며 만약 이것이 지속될 경우 1주일 안에 추가 제재를 결정할 것”이라며 “EU는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군사개입을 되돌릴 수 있는 1주일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제재가 실제로 발효되는 시점은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 정상회의 자리에서 “우리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며 “수천 명의 외국 군대와 수백 대의 탱크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집결해 있다”고 말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 앞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가 병력 1000명 이상과 중화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냈다면서 러시아에 불법적 군사행동을 중단하라고 29일(현지시간) 경고한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서방의 주장을 부인하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간 EU 정상들은 유로존에 되돌아올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즉각적인 가혹한 제재를 자제해왔다. 러시아는 EU의 3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최대 석유와 가스 공급자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EU가 추가제재안을 마련할 경우 에너지와 금융 분야에 제재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추가 제재 발표의 구체적 시점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제재 중에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난해왔다.
러시아 이민국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4월 이후 이 지역을 탈출해 러시아로 넘어온 우크라이나 국적 난민이 약 82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