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2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없다 그런 말이 아니라 그런 데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수님도 난처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정치적 얘기는 안 하시고 ‘하느님 것은 하느님에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 말씀하셨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염 추기경은 “진심들이 서로 통하고 가족들도 이해받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며 “교황님께서 그렇게 해 주셨는데 (현재 나타나는) 구체적 행위는 서로 다른 거 같아 안타깝다. 가족들이 생각하는 대로 이뤄지면 좋겠지만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서로 뜻이 합쳐진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가족들과 진심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교황 방한 뒤인 지난 22일 광화문광장을 찾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염 추기경에게 여야 대표와의 대화를 주선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