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위험자산 안 가린다"…투자금 동반 유입

입력 2014-08-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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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채권 시장에 동시에 자금이 유입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최근 1주일(14∼20일) 동안 전 세계 주식형 펀드는 179억 달러, 전 세계 채권형 펀드는 100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에 전반적으로 이런 모습이 나타났다.

이 기간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는 148억 달러가,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는 31억 달러가 들어왔다.

선진국 채권형 펀드에는 100억 달러가 유입했으며 신흥국 채권형 펀드로부터 1억달러가 이탈하기는 했으나 총자산 대비 순유출 강도는 전주(0.34%)보다 크게 약해진 0.04%에 그쳤다.

최근 4주간 기준으로도 전 세계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는 각각 158억 달러, 127억 달러가 순유입해 이달 들어 양 자산이 동반 선호되는 흐름을 보였다.

안전자산은 우크라이나·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럽 경기 둔화, 신흥국 금융 불안이 더해지며 시장에서 가치가 높아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 10년물이 최근 유럽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0.9%대 금리로까지 떨어진 것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정학적 위험의 장기화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관측까지 끊이지 않는데도 업계의 '상식'과 달리 위험자산 회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는 5주 만에 자금 순유입으로 전환했으며 신흥국 주식형 펀드는 4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모호해진 1차적 원인으로는 세계적으로 저금리 환경이 유지되는 환경이 꼽힌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저금리가 달러 가격과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면서 미국 채권형 펀드에 유동성이 몰렸고 투자자들이 달러를 비달러 자산이나 상대적인 고금리 자산으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약달러 회피 유동성이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으로 기계적인 이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환경에 더해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시장 악재에 뒤따르는 정책적 기대감이 위험회피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만큼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으며 신흥국 역시 통화완화 정책을 확대하는 추세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선호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은 양쪽 자산 모두 자금이 이탈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식형과 채권형 모두 자금이 빠져나갈 별다른 이유가 없다"며 "미국의 경기 개선은 주식형 펀드에 좋은 소식이고 하이일드 채권도 낮은 부도율과 최근의 급락으로 완만한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요인, 미국 금리 인상 관측, 유럽 경기 우려와 부양 가능성 등의 이슈가 유지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의 동반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에도 선진국 경제의 회복 추세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되는 반면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 지정학적 이슈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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