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의 소하리·화성·광주공장에서 모두 16만8574대를 만들어 국내서 생산규모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7월 울산·아산·전주공장에서 16만5473대를 생산해 기아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이 월 기준 현대차를 앞지른 것은 지난 2011년 2월(기아차 11만571대, 현대차 10만7348대) 이후 3년 5개월만이다. 당시에는 기아차가 2010년 9월 ‘K5’를 처음 선보인데 이어, 2011년 1월에는 ‘신형 모닝’을 내놓으면서 현대차의 생산량을 앞질렀다.
두 회사는 성장세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기아차의 7월 국내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36.1% 성장했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8.3%에 성장에 그쳤다. 1~7월 누적 생산량 기준으로 기아차는 12.6% 성장해 현대차(6.1%)의 두 배에 달했다.
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이 현대차를 뛰어넘은 것은 해외 성장세가 현대차를 앞서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아차는 7월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6.7% 성장했지만 현대차는 1.5% 성장에 그쳤다. 기아차의 7월 해외수출물량은 12만1861대로 지난해 7월보다 33.1% 성장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9% 성장한 9만6052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를 잇따라 출시한 것을 고려하면 기아차에 생산규모가 뒤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노사간 갈등이 첨예하면서 증산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국내 생산물량 증가가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생산하는 울산5공장의 증산을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공장 규모 차이로 기아차와 현대차의 국내 생산물량이 역전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기아차는 미국, 슬로바키아,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다. 현대차는 미국, 체코, 터키, 인도, 중국, 브라질 등 기아차보다 더 많은 해외기지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