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근무하고 있는 세종천연가스발전소는 최근 준공된 발전소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콘센트 대기전력 차단장치, 초절전 LED 적용 등으로 ‘절전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 발전소만 이런 것은 아니다. 이는 발전사 스스로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들은 자체적으로 에너지 사용 합리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전력 부족에 대한 근본적 문제 해결은 정부와 발전회사 등 직접적 관계자들의 노력 외에도 국민 모두의 에너지 사용 합리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올해는 발전소 9곳이 새로 준공된 데다 지난해 가동을 멈췄던 3기의 원전도 정상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전력공급 사정이 한결 나아졌다. 또한 8월 평균기온 전망이 25.1도로 전년보다 2.2도 낮아 전력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블랙아웃과 같은 문제 발생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 긍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OECD 국가 중 가장 가파르게 증가, 2011년 기준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약 36%를 차지하고 있는 발전산업의 배출량 저감을 위해서는 산업계의 노력과 함께 전력소비를 줄이려는 국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필요하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기온은 1.8도 상승했다. 이는 지구 평균 상승온도 0.75도의 2배 이상을 상회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냉방수요로 인한 전력 사용량이 100만~120만KW가량 늘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에너지 사용 합리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다.
전기절약에 대한 구체적 방법은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그에 비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알고 있는 것이 행동으로 옮겨지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기를 사용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습관들이 모여 에너지 사용 합리화 문화로 정착된다면, 눈앞의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 되지 않을까.
발전회사에 근무하면서 전력산업의 미래를 생각하고, 전력수급 안정이라는 사명감을 지녔다. 오늘도 발전회사 직원들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업무수행과 발전소 내 전기절약을 위해 뜨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리의 이러한 노력들이 국민 모두에게 전해져 현명한 에너지 소비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