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명의 사상자를 낸 장성 요양병원에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치매 노인의 몸에 그을음 흔적이 담긴 사진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법 형사 12부(마옥현 부장판사)는 18일 현존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81)씨에 대한 재판에서 화재 직후 김씨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사진을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고배율 현미경으로 관찰해 촬영한 이 사진은 김씨의 양 눈썹이 불에 탄 흔적과 손등의 화상 흔적 등을 담고 있다.
앞서 김씨의 변호인 측은 지난 재판에서 "김씨의 동의나 신체감정에 필요한 서류 없이 촬영된 것"이라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이후 재판부는 경찰의 사전 동의는 있었지만 김씨가 치매환자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동의절차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5월 28일 0시 23분 전남 장성군 효실천 사랑나눔 요양병원 별관 병실에 들어가 라이터로 침구류 등에 불을 붙여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고 다른 환자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