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광복 69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을 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남한 당국에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북한은 조평통 성명에서 “조국통일에 대한 우리 민족의 절절한 요구가 더욱 뜨겁게 분출하는 이번 8.15를 계기로 북남관계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으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은 그러면서 △주한미군 철수·남한의 ‘외세의존정책’ 중단 △6·15공동선언 등 기존 남북합의 이행 △한미군사훈련, 5·24 대북제재 조치 등 적대행위 중지를 요구했다.
조평통의 이날 성명은 남측의 지난 11일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한 답변에 앞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남북관계에서 유화 제스처를 보이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평통 성명은 북한이 남북관계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때 사용하는 높은 수준의 형식으로, 작년 3월 ‘키 리졸브’ 등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한 지 1년5개월 만에 나왔다.
성명은 “북남 사이에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화해와 단합, 통일을 저해하는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적대행위를 일절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의 접촉과 내왕(왕래), 협력과 교류의 길을 차단하고 있는 부당한 제도적 장치들을 시급히 철회하여야 한다”며 5·24 제재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북남 사이에 그 어떤 협력, 교류사업도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며 “백해무익한 적대행위를 대담하게 종식시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결심이고 의지”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의 중단을 요구하고 “조선반도에서 ‘비정상의 극복’은 바로 미국의 남조선 강점과 지배를 끝장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주한미군의 철수도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남북관계 개선 및 통일에 관한 원칙이 다 들어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를 개선할 의사가 있다면 이미 이룩된 북남합의들부터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행하는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남조선 당국이 주장하는 인도주의적 사업이나 철도도로 연결, 사회협력 사업들도 사실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다 반영되어 있는 문제로서 선언들이 이행되면 원만히 해결될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우리는 8·15를 계기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의 화합과 조국통일의 활로를 열어놓으려는 숭고한 애국애족적 입장에서 이 근본적이며 현실적인 문제들부터 풀어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