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바지나 재킷 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해로운 것은 아닌지에 대한 염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국내 의료진이 흥미로운 실험을 해봤다.
14일 고려대안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성형외과 김덕우 교수팀은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신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사람의 원시 세포로 볼 수 있는 '지방 추출 줄기세포'를 스마트폰 와이파이 신호에 5일간 노출한 뒤 세포의 증식도를 관찰했다. 실험에 사용된 스마트폰은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하루 10시간 동안 4.8 Mbps의 속도로 파일을 계속해서 올리도록 설정됐다.
실험의 대조군으로는 배양 온도를 37도와 39도로 달리하고, 와이파이 신호에 노출시키지 않은 보통의 지방줄기세포가 각각 사용됐다.
이 결과 와이파이 신호에 노출시킨 줄기세포의 증식도가 와이파이 신호 없이 39도, 37도의 온도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또 실험에 사용된 3개 줄기세포에 대한 세포자살, 세포검사, 성장인자 분석 등에서도 와이파이 신호의 영향으로 볼 수 있는 주목할만한 차이가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앞서 외국에서는 휴대전화 와이파이 신호 등의 전자파가 고환의 온도를 높히고 이러한 열효과를 통해 생식샘에 영향을 미쳐 정자세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김덕우 교수는 "이번 실험은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신호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가설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아직 분화가 이뤄지지 않은 줄기세포의 증식에 아무런 영향이 관찰되지 않았던 점으로 볼 때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신호가 인체에 직접적 위해요인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번 실험이 와이파이 신호가 줄기세포의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본 것인 만큼 모든 휴대전화 전자파가 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두개 안면성형외과저널(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