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8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라크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전쟁’의 수렁에 다시 빠질지 주목된다.
미 해군 소속 전투기 2대가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정부 수도 아르빌로 진격하는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의 이동형 포대에 레이저 정밀 유도폭탄을 투하했다.
이날 전까지 미국 정부는 군사적 개입을 꺼려왔다. 대신에 이라크 정치인들에 새 정부를 구성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하라는 압력을 넣어왔다. 당초 공습도 고려했으나 최근 IS의 공세가 다소 늦춰지고 수도 바그다드에 대한 위협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 이 계획도 미뤘다.
상황은 최근 수일새 긴박해졌다. IS는 이라크 최대 댐인 모술댐을 장악하고 쿠르드족이 장악하는 북부로 눈을 돌렸다. 북부 산악지대 소수민족인 야지디족은 IS에 의해 고립돼 아사 위기에 처하는 등 끔찍한 대량학살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 공습을 승인하면서도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제한적 공습만으로 IS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며 때에 따라서는 시리아와 터키 등 주변국가까지 이라크 사태에 휘말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IS는 시리아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IS의 공세에 따른 혼란을 막지 못하면 시아파인 이란이 같은 종파인 이라크 현 정권을 도와 사태에 적극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국은 공습으로 IS의 작전범위를 제한하는 한편 외교전을 펼쳐 이라크 정파간의 화해를 유도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