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 독보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D램 시장과는 달리 낸드플래시 시장은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업체들의 도전이 거센 만큼, 기술 및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연이어 업계 최초 낸드플래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달부터 세계 최초로 ‘V낸드 SSD’ 소비자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 서밋 2014’ 행사에서는 ‘32단 3비트 V낸드’ 제품을 공개했다. V낸드(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에 3비트 기술을 적용(TLC)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에는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기술 독주체제를 굳히려는 이유는 낸드플래시의 향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작업으로 풀이된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낸드플래시는 모바일기기 탑재 확대로 반도체 부문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올 2분기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약 4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데 이어 3분기와 4분기 각각 약 6000억원, 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반기 20% 중반에서 하반기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TLC V낸드’가 PC를 넘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중소형 모바일기기에 적용될 경우 낸드플래시의 수익 기여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경쟁업체의 거센 추격도 삼성전자가 기술 격차를 벌리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올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7.4%(매출액 기준)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같은 기간 도시바와 마이크론이 각각 31.9%, 20.1%의 점유율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도시바는 지난 2012년 2분기 약 20%포인트에 달하던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올 1분기 4분의 1 수준인 5.5%포인트까지 좁혔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 및 SSD 성장세 지속 등으로 향후 낸드플래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의 실적개선 기여도 역시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