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금융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보험업권이다. 지난 1994년 도입된 개인연금보험은 지난해 9월 말 누적 적립금 규모가 약 217조원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적립금 규모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오는 2020년에는 적립금 규모가 350조∼3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자본시장연구원은 추정하고 있다. 2040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분석한 개인연금(세제적격) 금융권역별 비중을 보면, 생보사는 2010년 54.3%, 2011년 54.0%, 2012년 56.1%를 차지했으며, 손보사는 2010년 18.7%, 2011년 20.9%, 2012년 21.6%로 생·손보사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반해 은행의 개인연금 비중은 2010년 20.6%, 2011년 18.8%, 2012년 16.0%로 매년 감소를 보였으며, 증권은 6%대의 비중으로 은행, 보험사에 비해 미미한 실정이다.
보험사가 은퇴금융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장기상품 운용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퇴직연금이 도입되기 이전부터 퇴직보험과 종신형 연금보험 등에서 30년 이상 신뢰와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들 장기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온 경험이 최대 무기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고령화 시대일수록 보험사가 상품과 자산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종신토록 지급하는 종신연금으로 수명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고, 장기 저축성 상품은 세제 혜택이 있어 절세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는 33만명에 달하는 설계사 조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12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으로 보험사 주력 채널인 설계사들이 자격을 취득해 모집업무를 위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장기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은퇴시장을 공략하는 상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시기를 조절하는 등 자신만의 노후설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있다.
은퇴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생명은 2011년 2월 은퇴연구소를 열어 3년간 국민 은퇴설계 교육을 총 1000회 시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교육을 받은 수강 인원이 약 10만명을 넘었다.
삼성생명은 공시이율을 매월 1일부터 당월 말일까지 1개월간 확정 적용하는 스마트연금보험을 대표 연금보험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생명은 업계 최초로 ‘Stop & Go 옵션’을 개발했다. 트리플라이프연금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은 이 옵션을 통해 연금 개시 후 연금을 다시 설계할 수 있다.
은퇴 후 소득 공백기간에는 연금액을 높이고, 국민연금 수령 등 다른 소득이 있을 경우에는 연금액을 낮춰 상황에 맞는 노후설계가 가능한 상품이다.
뿐만 아니라 조기 은퇴 이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 등으로 소득이 다시 발생하면 연금 수령을 멈추고 나중에 다시 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