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 판 커지는 은퇴금융…시중銀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4-08-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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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인프라 내세워 서비스 강화…은퇴설계 브랜드 잇따라 내놔

시중은행들이 은퇴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 이후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퇴금융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실버마켓 규모는 2010년 33조2000억원에서 2020년 12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수익구조의 한계에 봉착한 은행들이 은퇴시장을 하나의 돌파구로 삼아 저마다 새로운 은퇴 브랜드를 만들거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막강한 인프라 내세운 시중은행 = 은퇴설계 시장은 보험사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중은행들이 상품, 서비스, 영업 채널 등 막강한 인프라를 내세워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은퇴 비즈니스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 중심적 시각에서 상품을 만들어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온 것 같다”며 “앞으로 은퇴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이 맡긴 은퇴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신한미래설계라는 브랜드 선포식을 개최하고 은퇴 비즈니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은퇴영업을 전담할 지역거점으로 70개 미래설계센터를 설치하고 은퇴전용통장, 은퇴 추천상품, 미래설계브리프, 부부 은퇴교실 등 신한은행의 종합 은퇴솔루션 등을 대거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시장에서 삼성생명(13.5%)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10.7%)를 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확정급여형(DB형·5조543억원), 확정기여형(DC형·2조728억원), 개인퇴직계좌(IRP형·1조436억원) 등 운용관리 기준 퇴직연금이 8조1707억원을 기록해 은행권에서는 퇴직연금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은퇴브랜드 잇달아 론칭… 상품·서비스 등 강화 = 기업은행은 지난 1일 창립 53주년 기념식에서 100세 시대 은퇴금융 시장 공략을 위한 IBK평생설계 브랜드를 론칭하고 은퇴설계전문가 220명으로 구성된 평생설계 플래너를 발족했다.

이들은 전국 영업점에 배치돼 전용 금융상품 안내 및 해외 전세기 투어와 노래교실, 상조·장례, 건강검진, 재취업·창업 교육 등 20대부터 은퇴 이후까지 다양한 생애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된다.

이날 발표된 은퇴금융 브랜드는 향후 기업은행이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한 평생 고객화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IBK의 은퇴금융은 생애 전반에 대한 컨설팅으로 20대부터 은퇴 이후까지 인생설계를 도와주고 생애의 중요한 순간마다 가치를 더해줄 것”이라며 “불안한 미래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고객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은퇴금융 강화를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2년 문을 연 행복디자인센터를 통해 다양한 은퇴금융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총 500여명이 넘은 행복디자이너를 각 지점에 파견,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올해부터 45세 이상 고객을 위한 해피니어(해피+시니어) 서비스를 통해 맞춤형 노후설계 컨설팅과 건강, 재테크, 여행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은퇴 준비를 돕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베이비붐 세대부터 20~30대의 젊은 세대까지 은퇴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은행들이 은퇴금융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보험사나 증권사보다 컨설팅 능력이 뛰어난 은행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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