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를 향해 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신기술·우수인재 무기로 글로벌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들과 ‘맞짱’”

입력 2014-08-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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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함 국내외 특허 180여건 ‘세계 10대 레이저기업체’로… 황반치료 ‘AM10’ 등 신사업도 활발

“올 하반기 스마트수술 사업을 통해 신경외과 분야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황반 치료 스마트 레이저 의료기기 ‘AM10’ 사업을 본격화할 것입니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이사<사진>의 도전은 거침없다. 국내 1위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인 루트로닉이지만, 황 대표의 시선은 여전히 신사업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 쏠려있다. 국내를 벗어나 세계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야심찬 행보다.

1997년 설립된 루트로닉은 총 12종의 레이저 의료기기를 전 세계 약 6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엔 전체 매출의 66%가 수출을 통해 발생할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청의 지원 프로그램인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도 선정, 국내 대표 의료기기 중견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 대표는 이 같은 루트로닉의 경쟁력을 ‘혁신기술’과 ‘우수인재’로 꼽는다. 그는 “전체 임직원의 30%가 연구개발(R&D) 인력이고, 매년 매출액의 15% 이상을 R&D에 투자한다”며 “미국 특허를 포함해 국내외 특허 180여건을 등록·출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 제조, 마케팅 등 다양한 인재 확보를 위해 회사가 있는 고양시에서도 가장 높은 연봉 수준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대표는 루트로닉을 이끌면서 국내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의 생태계를 구축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표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까지 국내 시장은 외산제품 의존도가 심했지만, 루트로닉이 뛰어든 이후 현재 국산제품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루트로닉은 이 같이 국내 시장 생태계를 구축, 선도해 해외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국산 의료기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루트로닉은 세계 10대 레이저 의료기기업체로 통한다. 2000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2001년 첫 수출(대만), 2010년 미국 실리콘밸리 R&D센터 설립까지 해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 대표는 “앞으로도 세계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신사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내년 출시 예정인 황반 치료 스마트 레이저 ‘AM10’을 통해 안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하반기엔 신경외과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실명의 주 원인이었던 황반 질환 치료가 가능한 AM10은 내년부터 한국,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시장까지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며 “올 하반기엔 최소침습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통해 신경외과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이 승승장구 중인 루트로닉이지만 과거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황 대표는 1997년 회사를 창업하자마자 외환위기가 닥쳐 자본금까지 까먹어 자신이 살던 아파트까지 팔았다. 그는 “상황이 힘들었지만 제품을 대충 만들 수 없어 꼬박 2년 반을 기술개발에 매달렸고, 결국 기술보증기금의 지원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제품 출시 이후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영업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황 대표는 제품 시연과 A/S를 위해 2인승 지프차를 타고 직접 지방을 돌기도 했다.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이후 점차 병원 사이에서 루트로닉 제품에 대한 입 소문이 나면서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 초조해 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접근했던 황 대표의 ‘뚝심’이 빛을 발했던 대목이다.

창업 초기 고생했던 황 대표인만큼, 의료기기업계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의료기기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위해 컨설팅 활동 지원, 다국적 임상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중으로 거쳐야 하는 인허가 규제 등도 개선되면 해외 시장 접근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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