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행운영규정(FOM) 표절논쟁이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1일 "지난달 아시아나 항공에서 우리 회사 FOM을 일부 무단전재하는 등 저작권을 침해한 일에 대해 이달 중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시아나항공에 경고장을 보낼 때부터 이미 제반 법률적 검토는 마친 상태이며 현재 실무진들의 최종결정이 남은 상태이다"고 덧붙였다.
FOM은 조종사를 포함,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종사자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지켜야 할 ▲정책 ▲절차 ▲기준 등을 설정하여 정리해 놓은 항공기 운항의 근간이 되는 지침서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 11일 아시아나 항공이 새롭게 마련한 FOM이 대한항공의 FOM을 거의 그대로 무단 복제해 저작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FOM을 정비하면서 2004년 7월부터 이듬해인 2005년 9월까지 1년 3개월동안 전문인력 10명을 투입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또 델타항공 등 외국 선진 항공사 및 안전기관으로부터의 컨설팅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를 우리 실정에 맞게 바꾸는 등의 노력이 담긴 내용을 아시아나항공이 무단 도용했다며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표절한 비행운영규정의 2개월 내에 전면 수정 ▲주요 일간지에 표절 관련 사과광고를 게재 등을 요구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불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성실한 답변을 기다렸지만 만족할만한 대답이 나오지 않아 결국 법정에서 그 진위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매뉴얼의 경우 항공안전본부의 지침에 의한 것으로 양 항공사 모두 건설교통부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을 준수해 만들게 돼있다"며 "대한항공의 논리대로라면 대한항고도 외국항공사의 선진사례를 번역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항공용어나 운항규정 등의 내용이 담긴 매뉴얼이 항공사마다 차이를 보인다면 안전관리상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아시아나측은 "현재 우리가 먼저 나서서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다"며 "대한항공이 민사 소송을 제기한다면 우리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등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대한항공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의 비행운영규정(FOM)표절 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