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우는 게임빌과 컴투스를 이끌고 있는 송병준 대표가 모처럼 밝게 웃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가 한지붕 식구가 된지 10개월 만에 신작들이 글로벌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송병준 대표는 국내에서 십여 년간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해온 대표적인 선두주자다. 피쳐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 한 우물만 파며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송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CJ E&M 넷마블과 위메이드 등 대형사에 모바일게임 주도권을 빼앗기며 송 대표가 운영하던 게임빌의 성장도 주춤한 듯 했다.
이러한 고민속에 송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 지난해 10월 컴투스의 지분 21.3%를 700억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에 승부수를 띄웠다. 송 대표는 당시 “게임, 인재,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신작, 글로벌화 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컴투스를 인수했지만 송 대표는 게임빌과 컴투스를 하나로 합치지 않고 독자적인 틀을 유지했다. 각사가 보유한 장점이 시너지가 날 순간을 기다렸다. 게임빌은 퍼블리싱, 컴투스는 개발력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통했다. 두 회사가 각각 내놓은 신작들이 흥행 몰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임빌의 ‘별이 되어라'와 ‘이사만루', 컴투스의 ‘낚시의신'과 '서머너즈워'가 연이어 홈런을 치고 있다.
이들 게임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서머너즈워는 싱가포르나 홍콩, 베트남 등에서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올랐으며 출시 50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서머너즈워는 게임빌의 개발 실장을 역임하다 지난해 컴투스로 이적한 이주환 상무가 컴투스의 게임에 게임빌 특유의 사업 감각을 녹여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국내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사업을 위해 카카오톡 게임에 입점해 있지만, 그 의존도는 크지 않다. 서머너즈워가 비카카오게임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구글플레이 같은 앱장터나 최근 선보인 게임빌-컴투스의 통합 플랫폼 ‘하이브’를 통해 직접 게이머들과 소통한다. 자체 플랫폼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송 대표가 오래전부터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며 양사의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다. 거기에 게임 콘텐츠의 질도 뒷받침 되기 때문에 양사는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다.
한솥밥 10개월의 효과를 톡톡히 보며 게임빌과 컴투스 주가는 인수 이후 8개월만에 각각 2배, 3배로 뛰었다. 컴투스 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통합 플랫폼 기대효과가 반영되며 증권 업계에서도 다음달 6일 발표될 양사의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