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을 타고 국내 증시가 뒤늦은 '써머랠리'를 펼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사흘간 40포인트 이상 오르면서, 1350선 마저 넘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늦여름 반등이 대형주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지고 있다. 일반적인 대세 상승장에서는 대형주에 대한 매기가 중소형주로 이전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겠지만, 현 상황은 딱히 그렇다고 장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현 시점이 중소형주를 재편입할 수 있는 적기'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아직 중소형주로의 매기 이전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팽팽하다.
한화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지수는 2.9% 하락했지만, 중소형주와 코스닥지수는 13.8%, 21.9% 급락했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이 지난해 급등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감소한데다, 지난해 주된 매수세력이었던 기관이 매도로 돌아선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하락률의 배경이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중소형주와 코스닥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 기준 1300선 아래에서의 시장 참여는 큰 부담이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이들 종목에 형성됐던 리스크 회피 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의 매물 압력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지난해 순매수분 이상으로 매도물량을 내놓아, 앞으로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 유가증권시장의 중소형주 역시 지난해 매입분의 30% 정도가 조정 과정 속에 매물화된 것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 추가로 매물화될 물량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우량 중소형주를 재편입할 적기는 바로 지금이라는게 한화증권의 분석이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했다. 아직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철저히 대형주에 맞춰져 있고, 중소형주의 이익 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기 이전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말 기준 성장형 펀드내 대형주 비중은 88.9% 수준으로 연초대비 8.8%P 늘었고, 연초부터 8월까지 투신권이 사들인 대형주 매수규모도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분의 99%에 달하고 있다"며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에 대한 투자 비중은 6개월 동안 급격하게 낮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또 "대형주의 경우 상대 주가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중소형주보다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익모멘텀 역시 대형주는 바닥 국면에 진입한 반면 중형주는 둔화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현재는 중소형주로의 매기 이전은 아직 이르다"며 "코스피지수가 1300선을 이제 막 돌파하려는 반등 국면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압축된 매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