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는 매출 480억 달러를 자랑하는 대기업이다.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원동력은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이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IT 기업과 달리 연구ㆍ개발(R&D) 예산에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는 대신 그 돈으로 회사를 사들였다. 회사가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성장에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을 가진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시스코가 한해 인수하는 회사는 10개가 넘는다. M&A에 투자하는 금액만 수십억달러다. 대부분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지만 지난해에는 보안업체인 소스파이어(Sourcefire)를 27억 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체임버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한 M&A 성공원칙을 소개했다.
그는 가장 먼저 자신의 회사와 피인수 기업의 비전이 공통분모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임버스는 “해당 업계에서 같은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면 경제적 여건에서 서로 잠시 합쳐질 수 있으나 이내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인수 기업의 사내 문화도 인수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내 문화가 다르면 두 회사의 융합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기업 직원들이) 사업적 성공에 있어서 고객을 언급하는지, 회사가 사업적 성공을 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려는 분위기인지 또는 일부 고위층 인사만 이윤을 창출하는 회사인지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체임버스는 M&A를 통해 진짜 얻고 싶은 것이 무언인지를 빨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을 얻으려는 건지와 비용적인 측면에서 어떤 것을 아껴야 하는 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M&A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체임버스는 인수를 통해 최소 시장점유율을 40%까지 확보할 수 있는 지, 또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차별화가 가능한 지 등을 전략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임버스는 피인수 기업과 자신의 기업이 지역적으로 지나치게 멀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경을 넘게되면 성장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M&A에 앞서 기존 고객들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체임버스 CEO는 “이들 6개 원칙 중 두 개 이상을 어기면 M&A가 항상 실패로 돌아갔다”며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