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만기 30년이 넘는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8일 미국채를 거래하는 프라이머리딜러 22곳에 초장기 국채 발행 관련 의견을 묻는 설문서를 보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재무부의 한 관리는 “초장기 국채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견해를 듣고 싶다”며 “아직은 서둘러 진행할 필요는 없으며 실제로 초장기 국채를 발행한다면 시장에 미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장기 채권을 발행하면 낮은 금리에 오랜 기간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자금조달수단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국채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올해 높은 투자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3.26%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말의 3.97%에서 낮아진 것이다. 또 지난 21일에는 3.238%로 1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미국채 가운데 30년물이 가장 만기가 길다.
그러나 장기 국채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가 올해 종료될 예정이어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또 기준금리가 오르면 뮤추얼펀드 등 일부 투자자들은 장기 국채 매입에 신중하게 된다고 WSJ는 덧붙였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11년에도 초장기 국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당시 프라이머리딜러들은 수요가 변동이 심하고 예측할 수 없다며 부정적으로 봤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는 만기가 30년이 넘는 초장기 국채가 흔한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전 세계 만기 30년 이상 국채와 회사채 발행규모는 4350억 달러(약 445조44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가 지난 4월 처음으로 50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멕시코는 연초 100년물 국채 입찰에 성공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프랑스와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도 50년물 국채를 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