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편 보잉 777 여객기가 러시아 접경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17일(현지시간) 추락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이날 러시아 국경 인근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샤흐툐르스크 부근에 추락했다.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 중인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일단 반군이 여객기를 격추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소셜미디어 사이트 ‘VK닷컴’에 반군 사령관이 여객기를 격추했음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고리 스트렐코프 반군 사령관은 자신이 올린 글에서 “An(안토노프)-26 수송기를 토레즈 근처에서 격추했다”면서 “비행기는 프로그레스 광산 부근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우크라이나의 군수송기로 오인해 격추했을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반군은 앞서 지난달 14일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측 AN-26 수송기를 격추했으며 당시 탑승객 49명이 모두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보한 반군의 전화 도청 자료 역시 반군의 미사일 발사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도청 자료에서 반군 지도자인 이고리 베즐레르는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했다.
반군은 그러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정부군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보로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총리는 “상공 10km 지점의 항공기를 격추할 만한 무기가 반군에 없다”면서 자신들이 보유한 로켓은 상공 3km 정도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1부총리 안드레이 푸르긴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라고 주장했다. 반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제조사단을 도네츠크 지역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진상 규명이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 정부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러시아산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미 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높은 고도의 여객기를 격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의 책임은 우크라이나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경제관련 내각 회의에서 “사고가 난 지역 국가가 이 무서운 비극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