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K리그 클래식이 다시 기지개를 폈다. 아직 식지 않은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가 K리그로 전해져야할 순간, 그러나 올 시즌 K리그에는 그 어떤 ‘월드컵 특수’도 없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이룬 4강 신화는 K리그에 엄청난 ‘낙수효과’를 가져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 43만3216명에 불과했던 K리그 관중 수는 월드컵이 끝나자 213만8285명으로 훌쩍 늘어났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9846명에서 1만5839명으로 껑충 뛰었다. 2001년에 비해서도 60%나 관중이 증가했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에도 전년 대비 30% 가량 관중이 늘었고 2010 남아공월드컵 역시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들어 30만명 이상의 관중이 더 경기장을 찾았다. 그야말로 K리그에게 월드컵이 열리는 해는 ‘대박’이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K리그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올 시즌 K리그는 전반기 72경기에서 평균 7928명(총 57만826명)의 관중을 유치했지만 후반기 들어 18경기에서 평균 8552명(총 15만3950명)의 관중을 기록하며 큰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거둔 초라한 성적표와 선수단의 태도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K리그의 지속적인 경쟁력 약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K리그 스타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다. 선수들이 유출될수록 K리그의 질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시민구단들의 재정 위기와 기업구단들의 운영비 삭감 역시 K리그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자국 리그의 경쟁력 약화는 곧 대표팀의 경쟁력 저하를 의미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독일과 4강에 오른 네덜란드는 분데스리가와 에레디비지라는 튼실한 자국 리그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연맹과 구단이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팬들의 외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