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시란 상호 간의 특수하고 깊은 인연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포함한 여러 가지에서‘윈윈’을 실현하려는 인적교류 확대의 방식이다. 지연, 학연, 혈연, 친분 등이 기초로 이루어지는 인맥 구조인 관시가 중국 금융시장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금융연맹(New Finance Union)’ 발족식에서 외국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대 이사로 추대됐다. 그의 초대 이사 추대는 중국 거대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금융기업이 중국 대표기업들의 동반자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김 회장은 오는 10월경에 중국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을 출범시켜 현지 공략을 가속할 계획이다. 통합법인 명칭은 아시아권의 한국계 대표 은행을 의미하는 한아은행(韓亞銀行)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고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지린성(吉林省)의 지린은행 지분 16.99%를 인수해 대주주가 됐다. 그 배경에는 김정태 회장의 관시가 있다. 그는 지린성과 성도(省都) 창춘시(長春市)의 성·시 정부 인사들과 교류를 맺었다. 또 중국 12개 민간은행 중 하나인 민생은행의 둥원뱌오(董文標) 회장과도 관시가 이어졌다. 김 회장은 둥 회장과 종종 술자리를 갖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중국 5대 국영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의 뉴시밍(牛錫明) 회장과 막역한 사이다. 이 회장과 뉴 회장은 3년 전 각각 우리은행과 교통은행 행장 시절부터 친분을 다졌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뉴 회장은 같은해 10월 회장이 됐다.
지난 4일 교통은행이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되기에 앞서 이 회장은 뉴 회장을 만나 “먼 길을 온 오랜 친구(遠道而來的 老朋友)”라고 반겼다. 이 회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전날에도 앞서 방한한 뉴 회장을 위한 폭탄주 환영식을 준비했으나 비행기 연착으로 무산돼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