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남미가 제대로 만났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더 이상의 이변은 없었다. 전통 강호만이 4강에 합류, 우승컵을 향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4강 첫 경기는 9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독일의 경기로 킥오프한다.
그러나 통산 6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리던 홈팀 브라질은 비상이다. 특급 공격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척추골절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5일 열린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후반 42분 콜롬비아의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29·나폴리)의 파울로 쓰러져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떠났다.
필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은 “네이마르의 부상이 심각하다. 독일과의 4강전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수 치아구 실바(30·파리생제르맹)까지 경고누적으로 독일과의 4강전에 출전할 수 없어 공수에서 전력 손실이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독일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당한 0-2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당시 브라질은 해결사 호나우두(38)가 2골을 넣으며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브라질의 해결사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반면 독일은 월드컵 통산 최다골(16골)을 노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36·SS 라치오)를 비롯해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 메수트 외질(26·아스날)의 측면 공격, 중원의 사미 케디라(27·레알 마드리드) 등 모든 선수를 풀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선수들이 본선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부상과 체력 고갈을 호소하고 있어 4강전부터는 정신력 싸움이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4강전은 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다. 스위스(16강전)와 벨기에(8강전)를 각각 1-0으로 꺾고 24년 만에 4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통산 세 번째(1978·1986) 우승컵을 노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핵’ 항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의 부상이 뼈아프다. 디마리아는 벨기에와의 4강전에서 입은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 중 교체됐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4강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26·맨시티)의 부상에 이어 디마리아까지 빠진다면 공격 전술을 새로 짜야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결국 메시에 대한 공격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맞서는 네덜란드도 최상의 전력은 아니다. 6일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에 오른 네덜란드는 대부분 선수들이 피로누적으로 정상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중원 사령관’ 니헬 데용(30·AC 밀란)이 부상으로 하차, 전력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아르옌 로벤(30·바이에른 뮌헨), 로빈 반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슬리 스네이더(30·갈라타사라이) 등 뛰어난 공격수가 즐비하다. 특히 5경기 12골로 출전국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을 만큼 폭발적 공격력을 자랑한다. 결국 메시의 봉쇄가 네덜란드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남미의 자존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유럽의 전통 강호 독일과 네덜란드, 대륙의 명예를 건 한판 대결이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