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5년 무사고 대한항공… 24시간 잠들지 않는 지상의 안전요원들

입력 2014-07-01 21:22 수정 2014-07-0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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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의 통제센터, 격납고 등 안전시설 둘러보니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 8층에 위치한 통제센터에서 1일 대한항공 이상기 상무가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를 소개하고 있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모디터에 실시간으로 기상상황이 체크되고 있다. (사진=김혜진 기자)

“통제센터는 기장의 ‘또 다른 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일 방문한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의 ‘통제센터’는 내부 보안 시설을 거쳐 종합통제본부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었다. 항공기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전 운항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통제센터는 대한항공이 1989년 트리폴리공항 추락사고 이후 마련한 안전시스템이다. 과거의 잊지 못할 아픔으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대한항공이 15년 동안 무사고를 자랑하는 데 한 몫 하는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항공 안전에 대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 시키고자, 이날 항공사의 내부 보안 시스템인 통제센터, 정비격납고 등 안전시설을 공개했다.

통제센터의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에는 항공기의 운항 지도 및 기상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140여명의 전문가들이 3교대로 24시간 운영되고 있으며, 30분 간격으로 하늘 위의 조종사가 어디에 있는지, 운항 중인 항공기에 어떤 일이 있는지 체크한다. 일반적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는 관제소와 통신을 주고받지만, 관제소가 없는 태평양 한가운데에서는 통제센터가 운항을 감시하고 있는 것.

대한항공 종합통제부 이상기 상무는 “항공 사고의 70%는 기상 상황에 따른 것으로, 이 같은 비정상 상황이 발생하면 통제센터가 모니터하고 있어 최적 운항이 가능하도록 조종사와 교신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며 예방 차원에서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공항동 본사에 위치한 격납고 사진 김혜진 기자 sinembargo@

공항동 본사 ㄷ자 건물의 한가운데에는 축구장 2개 규모의 격납고가 위치했다. 격납고는 항공기의 각종 장비와 부품을 점검하는 곳으로 장비에 묻은 기름냄새가 코를 찔렀다. 정비사들 모두 안전모를 쓰고 노란 형광색의 안전 조끼를 착용하며 장비를 손보고 있었다.

길이 180m, 폭 90m, 높이 25m의 초대형 격납고에는 B747 2대와 A330 1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정비를 받는 항공기는 전 기종에 대해 비행 전후 점검 등 운항 정비, A체크(1~2개월 주기), C체크(약 2년 주기), D체크(약 6년 주기) 등 정시점검이 있다. 실제 이날 대한항공의 B737 항공기 한 대가 비행시간 6000시간을 채우고 C체크 정비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정비 중인 항공기의 내부는 의자 등 모든 물품이 제거됐으며, 바닥의 시트도 다 벗겨져 있어 고급스러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항공기 곳곳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좋은 기회였다.

대한항공 정비기술부 김맹곤 전무는 “항공기에 달린 엔진 중 하나를 교체하는데 40억원이 든다”며 “대략 2~3년마다 이뤄지는 중장비 정비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1조원을 정비부문에 투자했다. 또한, 항공기의 부품이 워낙 다양해 각 부품의 재고를 갖추는 것도 주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5일 제주항공에서 이륙한 지 10분 만에 회항한 사건에 대해 “승객의 안전이 우선이기에 내린 결정”이라며 “기장의 자존심이나 항공사의 위상보다도 사고 위험이 내포됐다면 회항을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안전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항공기의 회항이 예방 조치이지 사고라고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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