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지도 서비스에서 치열한 ‘플랫폼 전쟁’을 벌이고 있다.
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록앤올 ‘김기사’를, 다음은 ‘티맵’ ‘올레내비’ ‘맵피’ 등 3사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점유율 경쟁을 시작했다. 네이버와 김기사가 지난해 MOU를 통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길찾기 서비스를 내놓았고, 최근 다음-티맵 등 3사 연합 내비가 길찾기 경로비교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지도 서비스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업계는 네이버-김기사의 결합보다, 다음-티맵 연합군이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음이 차량용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티맵을 차지한데다, 2위 업체인 올레내비까지 다음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차량 내비게이션 업체인 현대엠엔소프트의 3D 지도 맵피까지 더해지면서 네이버가 지도 서비스에서 만큼은 다음에 밀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다음이 내놓은 자동차 길찾기 경로비교 서비스의 경우 다음지도는 물론 티맵, 올레내비, 맵피 등 총 4개사의 실시간 최적경로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로를 원하는 이용자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 이용자들은 4개사의 길찾기 결과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경로를 선택하면 되고, 즉시 길안내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포털 지도가 일종의 내비게이션 앱으로의 이동 플랫폼이 되는 셈이다.
다음 지도는 기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이용자들을 위해 맵피를 이용해 즉시 길안내를 받을 수 있기도 하다. 맵피는 별도의 지도 다운로드와 업데이트 필요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최신 3D지도와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전송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이외에도 국내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장악한 카카오는 팅크웨어 ‘아이나비 LTE-에어’를 통해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팅크웨어는 기존 내비게이션 앱을 유료로 제공해 왔지만, 카카오를 통한 앱은 기본 지도와 경로 안내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대신 부분 유료화 서비스를 통해 수익 확보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 역시 포털사에 비해 부족했던 지도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서비스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노렸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비중은 63%로 운전자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20대의 경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비중이 81%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 내비게이션은 필수품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모바일 메신저가 아닌 모바일 지도를 ‘제2의 모바일 플랫폼’으로 부르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포화상태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나 포털 시장 대신,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각 사가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존 업체와의 연합을 통해 서로의 서비스를 보완해 주는 방식이 주로 사용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지난해 조사결과 내비게이션 앱 시장은 이동통신사에서 만든 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에게 현재 이용 중인 내비게이션 앱을 물은 결과 티맵(58%)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고, 올레내비(27%), 김기사(15%), U+ Navi LTE·U+ Navi(11%)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