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이틀 앞둔 가운데 경제계가 양국 간 경제 협력 기대감에 사로잡혔다. 특히 시 주석이 200여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첫 국빈 방한하는 만큼 어떤 선물 보따리를 풀어낼 지도 관심이다.
1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번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은 양국 간 무역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던 과거와 달리 투자 및 경제 협력 지원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경제계가 시 주석의 방한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세계 투자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매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해외투자가 2003년 28억5000만 달러에서 2012년 878억 달러로 확대되는 등 세계 3대 투자대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시 주석의 역할이 컸다. 시 주석은 작년 3월 취임 후 총 5차례에 걸쳐서 유럽, 동남아, 중앙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을 순방하면서 투자, 무역, 금융을 아우르는 대규모 경제협력 패키지를 제시해왔다. 지난 3월말 프랑스 방문 때에는 에어버스 70대 구매, 푸조 지분 인수 등 248억 달러(약 26조7000억원) 규모의 돈 보따리를 풀었다.
반면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7억3000만 달러(2013년 기준)로, 한국의 대중(對中) 투자 65억 달러 대비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총 해외투자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그쳤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4대 수출국이자 2대 수입국임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라는 게 전경련 측의 분석이다.
경제계는 시 주석의 방한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박 2일에 불과한 짧은 일정 속에서도 한국 경제인들과의 만남에 시간을 할애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방한 기간 경제5단체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오너들과 따로 만나고, 이달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다.
시 주석의 방한에 가장 분주한 곳은 삼성, 현대차, LG 등이다. 이들 그룹은 시 주석 예방과 관련해 “국빈 방문 일정인 만큼 알 수 없다”며 철저히 함구하고 있지만 경제계는 총수들과의 개별 면담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다른 총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 주석과 인연이 깊다. 이 부회장은 2010년 2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당시 부주석이던 시 주석을 면담했고 그해 8월에도 만났다. 지난해 4월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매년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선임돼 포럼 이사들과 함께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았다.
한편, 이 부회장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 장소가 신라호텔인 만큼 시 주석을 직접 영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포럼에서 한중우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100여개의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이 중국 기업인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