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영화ㆍ드라마에 빠지다] 숨막히는 스크린 속 머니게임

입력 2014-07-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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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탐욕의 도구로… 때론 복수의 수단으로

“똑같이 1%씩 먹어도 100억원 가진 사람은 1억원, 100만원은 1만원. 밑천 차이 아닙니까.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입니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에 나오는 대사다.

최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개과천선’, KBS 드라마 ‘빅맨’과 ‘골든크로스’. 그리고 상반기에 인기를 얻었던 영화 ‘찌라시’. 이들 작품은 주식시장과 작전세력을 직접 다룬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상위 1% 인물이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술수를 일삼는 모습, 이에 피해를 보는 선량한 주인공. 또 그들의 복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식 관련 작품들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이 작품들에는 주식시장과 관련한 내용이 등장한다.

먼저 악덕 대기업에 맞서는 변호사의 스토리를 다룬 개과천선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벌어졌던 부조리한 사건을 재조명했다. 바로 동양그룹 CP(기업어음) 사태다.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엄청난 금액의 CP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은 사건이다. 회사가 흔들리면 솔직히 털어놔야 하지만 문제가 없으니 CP를 구입하라고 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휴지조각 같은 CP를 구입한 개인투자자들만 피눈물을 흘렸다.

빅맨에서는 기업의 소유권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주식 매매로 그렸다. 강동석(최다니엘)은 현성유통을 차지하게 위해 자신의 현성에너지 주식을 매각했고, 이 돈으로 김지혁(강지환)의 현성유통 주식을 사들인다. 하지만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강동석은 스스로 빠지고 말았다. 강동석에게 주식을 팔았던 소액주주, 직원들은 그 돈으로 다시 현성에너지 주식을 샀고 모든 위임을 김지혁에게 넘긴다.

영화 찌라시는 증권가 루머의 근원인 찌라시를 추적하는 영화다. 온갖 루머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 안에 담긴 근거도 정확한 출처를 밝혀내기 어렵지만 찌라시 위에 또 덧칠해진 찌라시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정보를 유리한 쪽으로 조작하기도 하고 폭로전으로도 악용하기도 한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과 2011년 방영된 SBS 드라마 ‘마이더스’는 주식투자의 달인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특히 두 작품 모두 소위 ‘작전세력’들의 행태를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마이더스에서 펀드매니저 출신의 천재 변호사 김도현(장혁)이 설명한 작전과 영화 ‘작전’의 작전 얼개는 비슷하다.

해외에서도 주식시장을 다룬 영화들은 꽤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지난 2010년 개봉한 ‘월스트리트-머니 네버 슬립’은 ‘공매도’를 통한 작전을 보여준다.

2000년 개봉한 ‘보일러룸’은 루머와 재료 매매를 통한 전형적인 주가조작을 통해 돈을 번 증권사 직원이 주인공이다. 내부 정보를 입수해 주식을 대량 매입한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수익을 올리거나, 고객에게 루머를 흘려서 시세 차익을 얻는 기법이 묘사된다. ‘보일러룸’은 주가조작을 가리키는 은어다. 이들 주식 관련 작품들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서로 속고 속이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한 덕분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을 직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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