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보험료+다양한 보장내용’.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실버보험들이 하나같이 내세우는 광고 문구다. 그러나 당장 보상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보상내용과 다르게 광고하는 경우가 있고,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정확한 보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타인에 의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발병으로 인한 보상문제 협의 시 분쟁 소지가 많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기 전 기존에 가입한 보험 상품들과 중복된 보장 내용이 있는지,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병으로 일부 특약 및 보험상품 가입이 제한이 될 수 있는지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50·60·70대 실버보험 가입자 10명 중 3.5명은 자녀가 직접 가입해 주거나 지인 추천 등 사실상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3.4명은 보험사명 등 기본적 사실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고, 10명 중 2.3명은 보험금이 덜 나왔다고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년 세대들의 정보 습득 능력이 젊은 세대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장 내용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실제 혜택을 받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실버보험 특성상 향후 소송 등 분쟁의 소지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버보험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보장내용이 많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이면에 광고 등 접근성에 따른 표면 만족도와 실제 체감 만족도 간 괴리현상이 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실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50·60·70대 2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버보험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10명 중 3.5명 “자녀 가입, 지인 추천 등 타의 가입”= 설문조사 문항 중 ‘실버보험에 가입하게 된 경로가 어디냐’는 질문에 50·60·70대 46.3%는 ‘보험설계사’라고 답변해 빈도수가 가장 컸다. 이어 △지인 추천(21.7%) △자녀 가입(13.5%) △홈쇼핑(8.6%) △텔레마케팅(4.9%) △인터넷(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인 추천이나 자녀 가입 등 사실상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가입하는 비율이 35.2%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시니어 세대 실버보험 가입자 10명 중 3.5명이 사실상 자신의 의사가 아닌 타인 주도나 권유로 가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나이가 많을수록(50대 6.4%, 60대 17.3%, 70대 21.7%) 자녀가 가입해주는 비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버보험은 아직까진 자식들이 대신 들어주는 ‘효(孝)보험’ 성격이 강한 게 현실이다. 이 같은 연장선에서 보험사명 등 기본적 사항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아 심각성을 더한다. 응답자 중 65.6%만이 ‘실버보험 상품의 보험사명, 가입자명, 가입금액, 납입기간, 보장범위, 해지환급금 등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4.4%는 ‘모르고 있다’ 고 답했다. 특히 ‘모르고 있다’라는 답변 중 ‘거의 모르고 있다’라는 응답률도 19.3%에 달했다.
더욱이 ‘보험금 수령 당시 보험사의 보험금 책정이 본인 생각과 비교해 어떠했는가’라는 질문에 ‘비슷했다’는 답변이 54.7%로 가장 많았지만 ‘덜 나왔다’도 22.7%에 이르렀다. ‘더 나왔다’는 답변은 13.3%에 머물렀다.
◇전문가들 “보상금액-보상범위 놓고 분쟁 소지 가능성 높다”= 현재 가입한 실버보험 상품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75.4%가 ‘만족’이라고 답했다. ‘불만족’이라는 의견은 12.3%로 나타났다. 이는 가입 당시를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가입한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자들의 실제 만족도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실버보험 가입 후 질병 발생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년층 69.3%는 ‘없다’고 응변했다.
한편 응답자 가운데 12.7%가 ‘라이나생명에 가입했다’고 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본지 빅데이터 분석 결과 라이나생명은 의료실손-종신-연금보험 등 3대 보험 소비자만족도에서 가장 낮은 1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