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수니 급진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구국정부 수립에 반대했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시아파 인사만을 중용한 종파주의적이고 독단적인 국정 운영으로 지금의 사태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날 TV 연설에서 “모든 정치세력에 화해를 촉구한다”면서도 “구국정부 수립요구는 헌법과 신생 민주주의 정치 과정에 반하는 쿠데타”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이룬 민주주의와 자유를 파괴하는 테러리즘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위협에 직면한 모든 정치세력은 헌법의 민주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근 나오고 있는 총리 퇴진론을 거부한 셈이다. 알말리키가 이끄는 집권 여당 법치연합은 지난 4월 총선에서 92석을 확보했다. 이는 제2당인 알무와틴연합(29석)의 세 배가 넘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의회 전체 총원(328석)의 과반에는 크게 못 미치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새 의회는 7월 1일 열릴 예정이다.
ISIL은 더욱 공세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km 떨어진 야스리브 인근 공군기지를 포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또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지대의 통제력도 강화했다. 알누스라전선과 시리아 알카에다 분파 등이 ISIL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드 남부 한 시장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했다. 아직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한 그룹은 나오지 않았으나 수니파 무장세력들은 시아파 시민을 공격대상으로 삼아왔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