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최근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해외매각 직전까지 몰렸던 ‘부실기업’에서 완전히 탈피한 SK하이닉스는 현재 국내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우뚝 서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초고속 성장은 2012년 SK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우수한 인력 투입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1년, 회사 내부의 적잖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자에 허덕이던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하이닉스의 미래 성장성을 예상하고 과감한 베팅을 단행한 것. 2012년 3월 첫 발을 내디딘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2011년(3조5000억원)보다 10%나 확대된 3조8500억원을 투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연구개발에만 총 1조1440억원을 투자하며 기술경쟁력 확보에 사력을 집결했다.
그 결과,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지배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011년 22.8%였던 D램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012년 24.7%, 2013년 26.6%로 꾸준히 상승했다. D램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점유율이 42.2%에서 36.2%로 점차 감소 추세인 것과 비교하면,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올해 1분기에는 세계 D램 시장에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0.9%포인트 차로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액 기준 27.8%를 점유하며 마이크론(26.9%)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낸드플래시도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09년 8.4%였던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지난해 12.8%까지 올랐다.
이 같은 점유율 확대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SK하이닉스는 2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재돌파하는 등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전 부문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실적을 모두 뛰어 넘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SK하이닉스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회복세로 돌아선 D램 시장이 당분간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호황을 SK하이닉스가 톡톡히 누릴 것”이라며 “또한, 2012년 이후 낸드플래시 관련 회사를 4개나 인수하고, 시스템반도체 진출을 준비하는 등 미래 수익 기반 마련에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