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업계가 단단히 뿔이 났다. 대기업·OEM(주문자부착생산방식)업체들이 PC품목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기준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강력한 맞대응에 나섰다.
개인용PC 중기간경쟁제품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 관련 OEM업체와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PC품목의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관련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어 도산했다는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협력사들을 선동해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개인용 PC는 지난해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수주실적이 전년에 비해 160% 향상됐고, 공공조달 시장진입 중소기업 숫자도 13개사에서 22개사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OEM업체들과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당초 대기업 제한 비율이었던 2013년 50%, 2014년 75%, 2015년 100%의 지정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OEM업체들의 공급 물량이 줄면서 피해를 입거나 도산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 관계자는 “초일류 대기업은 모바일과 노트북 태블릿 시장의 엄청난 매출과 수익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쟁력확보를 위한 공공시장 마저 독차지하려는 욕심으로 자사의 OEM업체, 협력사, 대변단체를 선동하고 있다”며 “정부도 손톱 밑 가시와 같은 규제완화에 편승해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착한 규제마저 없애려는 대기업의 욕심에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의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시 관련 대기업의 불매운동은 물론 관련 단체에 왜곡보도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공동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 대기업 정책을 펼쳤던 이명박 정부에서도 2011년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를 전면 배제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공공 PC조달 시장도 3년에 걸쳐 대기업이 철수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며 “이제 와서 삼성이 태도를 바꿔 중소상공인의 씨를 말리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삼성은 후계구도 구축을 위해 계열사 구조조정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이 같은 차원에서 비서실의 의도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면, 700만 소상공인들은 삼성 제품의 불매 운동은 물론, 후계구도 구축 반대 등의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