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소재를 납품하는 철강업체에게는 기술 개발과 영업망 확대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만 시장을 뚫지 못한다면 우수한 기술력은 묻히게 된다.
포스코는 주요 부품 공급사와 기술 개발은 물론 해외 영업망 확대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협업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부품 공급사와 기술개발·마케팅 공동 수행 = 자동차용 소재 부문에서 협업이 강조되는 것은 이 분야가 종합기술 산업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에는 기계·전자·재료·화공 등 각 산업의 기술요소가 접목되어 있다. 이러한 종합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소재와 각종 철강재를 사용해 만들어진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조립될 때 하나의 완성품 자동차가 탄생한다.
흔히 자동차 부품 생산에는 자동차 강판만이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2만개가 넘는 부품의 특성에 따라서 선재·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종류의 철강재가 자동차 한 대당 900㎏이 사용되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의 내·외판 및 부품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재·스테인리스강·전기강판 등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전 소재 공급이 가능한 제조사로서 다른 철강사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가진다. 포스코는 전기자동차에 공급되는 자동차용 전기강판도 만들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모터·배터리 등 전기자동차용 부품 생산에 필요한 전기강판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 소재 공급망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자동차용 부품 제조사와의 동반성장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대원강업과는 해외 초고강도 스프링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동으로 고급 스프링강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부품 공급사의 글로벌 판매망 확대를 위해 공동 마케팅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토요타 기술전시회에 서진오토모티브, 우신세이프티시스템, 코리아휠, 한양철강, 하이스텍 등 자동차용 부품 제조사와 동반 참여해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부품 제조사와 공동으로 소재를 개발해 연구 성과를 높이는 한편 마케팅 활동을 함께 펼쳐 개발·생산·영업 전 분야에서 협업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협업 프로세스는 부품 제조사들이 글로벌 자동차사의 품질 인증을 조기에 취득하게 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협업으로 동반성장도 이끌어 = 포스코는 부품 공급사와의 협업을 통해 동반성장도 이끌고 있다.
특히 올해로 사업운영 10주년을 맞는 ‘성과공유제(BS; Benefit Sharing)’는 포스코의 대표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래들 필러(ladle filler) 외 철강용 부자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인텍과의 성과공유제는 동반성장 우수 사례로 꼽히고 있다.
래들 필러는 래들의 슬라이딩 게이트 노즐 내부를 채우는 입자 형태의 내화재료다. 정련이 완료된 용강을 주조하기 위해 노즐구를 열었을 때, 용강이 막힘없이 배출돼 연속적인 공정으로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작업자마다 투입량이나 작업 방법이 달라 과다 투입에 따른 낭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흡습·결빙에 의한 제품 품질 저하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포스코와 인텍은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성과공유제를 통한 공동개선에 착수했다. 양사는 우선 여러 작업자의 작업 방법을 분석한 후 표준화해 작업 중 발생하는 낭비를 줄여나갔다.
그리고 온·습도 조절이 가능한 자재 보관창고를 설치하고 전담관리요원을 배치해 최상의 제품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제품품질 향상을 위해 제품의 성분·입도·소결성·수분상태 등을 개선했고, 포장방법·납품방법 등 세심한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은 안정적인 조업으로 이어져 2억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인텍은 성과공유과제 수행 성과로 포스코로부터 1억원의 현금보상을 받았고, 장기공급권 3년을 부여받아 지금까지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지난해 동반성장 파트너스 데이에서 성과공유 우수 사례로 인정받아 단체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