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의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마음의 문을 열고 인재를 찾으십시오

입력 2014-06-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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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난마처럼 얽힌 국사를 처리하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신가요. 수심에 쌓이신 모습, 피곤한 듯한 얼굴을 TV를 통해 대할 때마다 대통령의 고뇌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서강대학교 부총장으로 있을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바쁘실 텐데도 몇 차례 학교 행사에 참석해 후배들을 위하여 격려 말씀해주실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몇 차례 선거를 통하여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에 걸맞게 좋은 성과를 올리신 후 2012년 대통령 후보가 되셨을 때 평소 신뢰를 강조하신 점, 여성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어우러져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리라 서강 공동체는 흥분된 마음으로 결과를 지켜보았습니다.

국민들의 욕구는 변화무쌍하게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들의 변화 열망을 선거 공약에 담아 ‘이분이면 해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하셨습니다. 민생 문제, 일자리 창출, 중산층 복원, 복지, 경제민주화, 대타협, 대탕평, ‘100% 국민행복시대’ 등 야당의 이슈에 적합할 것 같은 공약을 발굴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셨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반드시 성공하셔야 합니다. 대통령의 성공은 작게는 서강 교육의 성공이요, 크게는 대한민국의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부가 실패하면 그 고통은 중산층 이하 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는 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얘기를 몇 차례에 걸쳐 드리고자 합니다.

복잡 다단해진 국가 운영에서 개발연대의 지시형 리더십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 성공의 관건은 얼마나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쓰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따뜻한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비전을 공유한다면 여야, 지역,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인재를 발굴하여 국정을 운영하실 것이라 믿었습니다.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곁에 두시고 국정을 운영하여 융합과 통섭의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시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부터 1년 4개월이 지난 이 시점까지 상황을 보면 선거 당시 공약이 과연 지켜질까에 대한 많은 의구심이 앞섭니다. 첫 인사에서 국무총리, 비서실장, 법무부 장관, 민정수석이 동일 대학 출신자였습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의전서열 2위부터 10위까지가 모두 PK(부산·경남)인사들이었고, 장관급 이상 국무위원급 10명이 동일 고등학교 출신이었답니다. 대타협, 대탕평에 부합되는 인사라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끼리끼리’ 인사가 주는 부작용은 집단사고의 오류를 가져와 이후 이어진 인사에서 대통령께 부담만 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원인이라 사료됩니다. 인사의 문제점을 언론이 지적할 때마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를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답이 나옵니다. 이 답이 국민들을 더 화나게 하고 짜증스럽게 합니다.

세월호 사태 이후 대통령께서 4월 16일 이전과 이후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정확한 지적을 하신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양적 성장에 도취되어 마치 선진국에 진입한 것으로 착각하고 근본이 무너진 사실(아마 근본이 서본 적이 없었다는 표현이 맞겠지요)을 망각한 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국가개조를 말씀하셨지요. 결국 사람이 이 작업을 하여야 하겠지요.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세우신 목표를 달성할 수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인사를 하시는 것이 이 난국을 헤치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는 길이란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특정 지역, 특정 학교, 특정 이념을 대변하는 분들만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십니다. 대선 당시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도 대통령께서 안고 가야 할 국민입니다. 그분들을 대통령 사람으로 만드십시오. 마음의 문을 여시고 인재를 찾으십시오. 대통령 선거 당시 ‘100%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그 길만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시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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