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여성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
16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에 그쳐 분석 대상 224개국 중 219위였다. 세계 최하위 수준인 셈이다.
실제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한국이 꼴찌였다. 이스라엘(2.62명)이 75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있고 멕시코(2.29명) 94위, 프랑스(2.08명) 112위, 뉴질랜드(2.05명) 117위, 미국(2.01명) 122위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여성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 출산의 가장 큰 난관으로 출산·육아 휴직을 꼽고 있는 것.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네티즌들은 “한국 출산율 세계 최하위라는 조사 결과는 당연하다. 육아휴직은 언감생심이고 출산휴직도 눈치 보인다” “한국 출산율 세계 최하위 일 수밖에 없지 않나? 여성의 사회진출이 얼마나 늘었는데, 아이를 낳으면 경력 단절이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출산, 육아, 교육…대체 어느 하나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이유가 없다. 한국 출산율 세계 최하위인 것은 그만큼 여성에 대한 처우가 불안정 하다는 의미”라고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육아휴직 중 임신한 교사의 출산휴가를 위한 복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면서 육아휴직은 사실상 허울뿐인 제도라는 데 힘이 실렸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면서 모성보호를 위해 마련된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에 불과한 셈이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0인 이상 공공기관 260곳 중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포함한 13곳에서는 최근 5년 동안 육아휴직을 쓴 노동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대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500인 이상 민간기업 1518곳 중 최근 5년 동안 육아휴직을 쓴 노동자가 한 명도 없었던 곳은 175곳에 이른다.
이에 대해 민현주 의원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조차 육아휴직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모성보호제도를 통해 경력단절을 예방하고자 하는 정부 노력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