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방식으로 한국경제의 소득분배 방향성을 분석한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국민대차대조표를 바탕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민간부문)의 순자산과 자본 소득으로 자산 수익률을 구하고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민순소득(NNI)의 증가율과 비교할 계획이다.
분석 방식은 소득 불평등 문제를 다룬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토대로 했다. 21세기 자본론은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의 순자산과 국민소득을 장기간 비교한 책으로, 자산 수익률이 성장률을 앞서는 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와 글로벌 부유세 등 해법을 담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피케티 열풍’과 관련해 유관 부서에 소득 불평등에 대한 연구를 해보도록 제안했으며 내수진작 및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이 자산 수익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지난 5월 국민대차대조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계정 통계 등을 통해 자본소득은 추정할 수 있었지만 분모에 해당하는 자산 통계는 미비했다.
다만 처음 분석하는 자산 수익률을 공식 통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피케티의 책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경제 문제를 다루는데다 학계 등의 관심이 높아 우리나라에도 피케티 방식으로 소득분배의 방향성이 개선됐는지 악화됐는지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며 “국민대차대조표 시계열을 1970년대까지 늘리는 작업을 연말까지 마무리하면서 이번 연구를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피케티 교수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선진국을 위주로 분석했는데 이번 연구는 개도국인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해 새로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