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 깜빡이 일찍 켰다…금리인하? 한은·기재부 서로 역할 존중해야”

입력 2014-06-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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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챙 총재가 “금리 깜빡이를 일찍 켰다”며 명시적으로 금리인상 기조에 한발짝 물러선 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또 최근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진 것에 대해 한은과 기재부가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만찬감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날 6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한 금리 발언을 두고 “깜빡이가 꺼졌다”, “깜빡이를 처음부터 켜지 않았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전날과 같은 설명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4, 5월 금리의 방향성을 ‘인상’으로 언급한 것은 성장률 전망치가(올해 4.0%, 내년 4.2%)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세를 보인다는 전제하에서 했는데 이를 시장에서는 소위 ‘깜빡이’ 즉 시그널로 받아들였다”며 “시기를 염두해 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이후 경제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희가 4월에 봤던 상황을 그대로 끌고 가는 것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어차피 (세월호 여파 등이) 한달 후면 (성장률 등 종합지표 등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방향은 좀더 보고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기자가 좀더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자 “지난 4, 5월 제 금리 발언을 깜빡이로 받아들여졌다면 제가 일찍 켠 셈이 된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그는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두달여 간의 소통 과정을 돌아보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나름대로 소통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어렵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부총리 내정자와의 정책공조 계획에 대해서는 “기재부와 중앙은행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며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 주면서 적어도 경제흐름, 전망에 관한 인식은 자주 만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관계다”라고 제시했다.

특히 최 부총리 내정으로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커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들었다”며 “한은과 기재부의 역할과 기능을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1970 학번)는 이와 함께 최 부총리(1975 학번)와 연세대 동문이지만 “개인적인 친문 관계는 전혀 없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 의원이 국회 기재위원으로 활동할 때 한은 집행간부로서 국회 업무보고하러 가서 먼발치에서 본 것이 전부다”라며 “1대 1로 대면한 적도 없다”고 전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국장급 인사에 대해서는 첫 번째는 능력과 평판, 두 번째로는 정책역량 확대를 위한 순환보직을 방침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특히 국실장급 순환보직 인사에 대해서 “한은은 정책기관이며 정책의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이가 국실장”이라며 “순환보직을 하면 경제를 보는 눈이 커져 정책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완수 여부를 두고 한은 안팎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는 부총재보 인사에 대해서는 “나가고 안 나가고는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임기 전에 나가라고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경제대학 교수인 토마 피케티가 저서 ‘21세기 자본론’을 통해 지적한 소득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는 내수진작 및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내수 및 소비 차원에서 보면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효수요를 좀 더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평등 정도가 심하고 저소득층이 늘어나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영향이 있어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도 불평등의 정도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소득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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