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의 실수?...'무한경쟁' 선언에도 GK들에게 고른 기회 없었던 점 아쉬워

입력 2014-06-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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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좌)과 김승규(우)(사진=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서 0-4로 대패함에 따라 주전 골키퍼 기용에 대한 문제가 팬들 사이에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5골 이상을 허용해도 골키퍼의 실수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완벽한 골이 나온다면 어쩔 수 없지만 통산 4실점이라면 수비 불안을 논하기 전에 골키퍼 역시 비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혹하지만 실점한 골 만큼 비판 혹은 그를 넘어서는 팬들의 비난을 받는 것은 골키퍼의 숙명이다.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전반 초반과 전반 막판 허용한 두 번의 실점 장면은 정성룡 골키퍼에게 책임을 돌리기 어렵다. 첫 골은 수비진에서의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고 조르당 아예우의 슛은 더구나 기성용의 몸에 맞고 굴절된 공이었다.

두 번째 실점 장면 역시 수비진의 집중력 결여에서 비롯됐다.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인 약 16m 지점에서 찬 아사모아 기안의 골이었고 사실상 골키퍼와 일대일이나 다름 없었다. 김영권이 따라붙긴 했지만 뒷걸음질을 하면서 제대로 수비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만큼 기안은 거의 아무런 방해없이 구석으로 공을 찰 수 있었다.

후반전에서의 두 골은 전반과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후반 7분에 터진 조르단 아예우의 득점은 골문 약 20m 지점에서 찬 중거리 슛으로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향한 감각적인 땅볼 슛이었다. 반응 속도가 조금만 빨랐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장면이지만 수비수들의 시야에 가려 조금 늦게 공이 보였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 '김승규나 이범영이었다면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것은 결과론일 뿐이다.

후반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조르단 아예우의 골은 한국 진영 왼쪽 사이드에서의 낮은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던 그가 감각적으로 마무리 했다. 수비수와 골키퍼의 충돌이 우려될 정도로 절묘한 각도의 크로스였고 아예우는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결론적으로 전반에 터진 두 골은 골키퍼의 책임을 운운하긴 어려운 장면이었던 반면 후반에 허용한 두 골은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라고 보긴 어렵지만 차단할 수도 있었던 골로 분류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은 홍명보 감독의 선수 기용이다. '가나전에서 김승규나 이범영을 왜 기용하지 않았느냐'는 단순한 물음이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가나전 이전까지 "주전이 보장되는 선수는 없다"고 누차 말해왔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열린 튀니지전과 가나전 베스트 11을 보면 이미 주전은 정해진 듯한 느낌이다.

특히 골키퍼 포지션에 대해서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정성룡과 김승규 중 누구를 주전으로 쓸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홍 감독 스스로 "평가전에서 굳이 전력 노출을 감행할 필요는 없다" 혹은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음을 감안하면 적어도 무한경쟁 체제임을 선언한 골키퍼 만큼은 튀니지전과 가나전에 서로 다른 선수를 기용해 실전 경험을 쌓게 했어야 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이미 홍 감독의 의중에는 정성룡이 주전으로 자리잡은 상태였다면 정성룡의 기용을 백분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월드컵 조별라운드에서 김승규가 수문장으로 나서게 된다면 그는 대표팀이 가장 최근에 치른 두 번의 평가전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사전준비없이 월드컵이라는 큰 경기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정성룡은 한떼 슬럼프를 겪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바 있다. 그 틈을 김승규가 파고 들었고 현재는 외부적으로도 수문장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나전에서 누가 골문을 지켰고 대패의 원인 중 골키퍼도 큰 몫을 차지하느냐 등을 논하기 전에 튀니지전과 가나전이라는 두 번의 좋은 실점 기회를 놓고도 주전 골키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정성룡과 김승규에게 각각 한 경기씩을 맡기지 않았던 것은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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