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vs 플라스틱, 락앤락-삼광글라스 ‘끝없는 다툼’

입력 2014-06-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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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 제소 끊이지 않아… 상표권 분쟁도 진행중

삼광글라스와 락앤락의 자존심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2012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락앤락을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제소했고, 공정위가 최근 락앤락에 ‘경고’ 제재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락앤락은 당시 플라스틱 용기인 ‘비스프리’ 제품을 광고하면서 비스페놀A 등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고 광고했다. 이에 삼광글라스는 미국 서티켐(CertiChem)에 시험을 의뢰했고, 자외선 노출 시 비스프리에서 에스트로겐 호르몬 활성화 물질(EA)이 검출된다는 결과를 받아내 공정위에 신고한 것.

공정위는 판결에서 “락앤락 비스프리에 사용된 소재의 환경호르몬 검출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고, 관련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환경부에서 비스프리와 같은 플라스틱 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답변한 점 등을 고려해 락앤락이 객관적 근거 없이 부풀려 광고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고 조치했다.

이와 관련 락앤락 측은 “삼광글라스가 문제를 제기한 비스페놀에이(BPA)와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현재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것이 아니라 추후 환경호르몬으로 지정될 수 있는 물질이 검출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경고 차원이며, 해당 광고 문구는 제소 전부터 수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서티캠 실험 결과에도 적극 반박했다. 서티캠이 락앤락 제품의 환경호르몬 검출을 인정하자 락앤락에 원료 트라이탄을 공급하는 이스트만이 서티캠에 소송을 제기, 지난해 8월 미국 연방법원에서 승소한 상태다.

삼광글라스 측은 “1심 결과가 나왔을 뿐 항소가 진행 중”이라면서 “플라스틱 제품이 기본적으로 환경호르몬에 대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광글라스와 락앤락은 각각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밀폐용기를 내세워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벌 업체다. 전체 시장에서는 락앤락이 앞서지만, 유리밀폐 용기에서는 삼광글라스가 선두를 점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후반부터 상표권 출원, 용기 환경호르몬 검출 여부, 유리 밀폐용기의 소재 등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락앤락은 2009년 5월과 7월 삼광글라스를 대상으로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삼광글라스는 당시 ‘내열강화유리’로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홍보했다. 락액락은 이에 대해 삼광글라스의 내열기능이 KS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허위·과장광고라며 공정위에 제소했다.

공정위는 삼광글라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2013년 3월 글라스락에 내열성이 있으므로 허위·과장 광고로 보기 어렵다고 최종 판결했다.

앞서 2006년에는 상표권 분쟁이 벌어졌다. 락앤락은 삼광글라스의 글라스락이 락앤락 상표와 유사하다고 법원에 제소했고, 대법원은 글라스락과 락앤락 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최종 판결했다. 해외 상표권 분쟁은 진행 중이다. 락앤락은 해외 17개국에 글라스락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삼광유리는 이에 반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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