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공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판매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연비를 앞세운 독일산 자동차와 한층 기술력이 높아진 국산차의 공세 때문이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일본차는 지난달 수입차 가운데 점유율 19.3%로 173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2588대보다 32.9% 하락한 수치다. 올 1~5월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9463대)보다 5.6% 추락한 11.7%(8929대)를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토요타가 작년 5월 1314대에서 55.8% 감소한 지난달 58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점유율도 작년 5월 9.8%에서 3.79%로 감소했다. 렉서스는 작년 5월 대비 3.1% 감소한 505대를 판매, 점유율 3.3%를 차지했다. 혼다 역시 전년비 40% 감소한 28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83%를 기록했다.
일본 브랜드 가운데 닛산과 인피니티만 전년보다 소폭 판매량이 늘었다. 닛산은 ‘알티마’와 ‘패스파인더’가 인기를 끌면서 작년 5월 점유율 1.58%에서 1.91%로 상승했다. 인피니티도 ‘Q50’ 판매 호조에 힘입어 작년 5월 점유율 0.41%에서 0.51%로 상승세를 보였다.
디젤 차량이 인기를 끌면서, 가솔린ㆍ하이브리드 모델에 주력한 일본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2000년대 중후반 일본차를 샀던 운전자들의 차량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일본차에서 독일 메이커의 디젤차로 갈아탄 운전자가 늘어나자 일본차 판매는 더 감소했다. 또 국산차와 기술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독일차와 비슷한 가격대라는 점이 일본차만의 매력을 반감시켰다는 해석도 많다.
일본차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2008년 35.4%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2011년에는 18.3%로 20% 아래로 떨어졌고, 올해 1~5월에는 점유율 11.3%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방을 넓혀나가는 독일차, 안방을 방어하려는 국내차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본차 브랜드들이 변화를 읽고 적응하지 못한다면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