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삼성맨 수혈로 내부 갈등 ‘증폭’

입력 2006-07-0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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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사진)의 삼성맨 사랑이 그룹내 직원들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김 회장이 최근 2년사이 삼성 출신 임직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낀 기존 동부 직원들이 푸대접을 받아 사내 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외아들 남호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삼성식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삼성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동부는 지난 2년 사이에 160여명에 달하는 임원 중 절반이 넘는 60여명이 삼성그룹 출신으로 교체됐으며 최근에는 부·차장급과 과장급까지 삼성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 동부아남반도체의 경우 25명의 임원 가운데 9명이 삼성 출신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8월 그룹 2인자이자 30년 동안 동부에 몸 담았던 한신혁 부회장이 물러난 후 동부는 이명환 부회장 단독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 내부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한 부회장이 물러났다고 밝히고 있으나 삼성출신인 이명환 부회장에게 밀려 사실상 퇴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명환 부회장은 동부 김 회장이 지난 2001년 외부 수혈한 ‘삼성 피’의 대표주자다. 삼성 비서실 상무, 삼성SDS 대표를 지낸 정통 삼성맨이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동부그룹 사내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인사 문제를 놓고 직원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다.

동부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출신을 우대하다 보니 삼성출신과 동부출신간의 동일 직급 기준으로 연봉차이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러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감안한다면 사실상 근로기준법상 1사 2임금 체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동부로 이직한 삼성그룹 출신 임직원들은 한솔, 보광, CJ, 새한 등 과거 삼성계열 그룹 출신으로 나눠 치열한 암투가 전개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김 회장의 삼성사랑에 대한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한 관계자는 “사내 분위기가 인사불만으로 인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다”며 “이러다가 현대차처럼 그룹 내에서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회사내 기밀서류 등을 빼내는 사건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그룹 내 다른 관계자는 "사내 임금 체계는 실력에 의한 연봉제로 이뤄지고 있어 삼성출신과 비삼성출신간의 임금 격차는 개인 역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며 "1사 2임금 체제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동부그룹이 삼성맨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내 반발의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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