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상대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나와의 평가전을 갖고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가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포르투갈·미국과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 속해 있다. 만약 죽음의 조를 뚫고 16강에 오를 경우 한국이 속한 H조 팀과 만나게 된다.
가나는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37위로 한국(57위)보다 20계단이나 높은 팀이다. 특히 지역예선에서 6골을 기록한 아사모아 기안(알 아인FC)을 비롯해 AC밀란의 마이클 에시엔, 설리 문타리 등 유럽리그 선수들이 대거 포진, 가공할 공격력을 자랑한다. 비록 죽음의 조에 속해 있지만 16강 이상의 전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우세하다. 한국과 가나는 지금까지 A매치에서 다섯 번 만나 3승 2패를 기록, 한수 위 기량을 펼쳐왔다. 특히 이번 평가전에서는 수비수 제리 아카민코가 발목 부상으로 최종 명단에서 빠지고, 제프 슐럽, 데이비드 아캄은 제외될 전망이어서 베스트 전력은 아니다.
가나는 1일 열린 네덜란드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전반 5분 만에 로빈 판 페르시(맨유)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동점 골을 넣는 데는 실패, 0-1로 패했다.
국내 축구팬들의 가나와의 평가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적지 않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두고 펼치는 마지막 리허설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8일 가나전에서 드러난 수비·공격진의 조직력 허점이 얼마나 보완됐을 지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튀니지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한 한국 대표팀은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한국형 축구의 핵심인 수비 조직이 여러 차례 무너지면서 허무하게 실점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튀니지전 한 경기로 대표팀의 전력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해외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선수들 간에 호흡을 맞출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표팀의 컨디션이 100%가 되는 시점은 18일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다.
안정환 MBC 축구해설위원은 “지금 선수들의 몸이 무겁다고 해도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본선 첫 경기까지는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문제는 공수 움직임과 조직력이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나선 허정무호는 전지훈련 기간 중 열린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최악의 졸전을 펼쳤지만 이어진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은 이미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2년 런던올림픽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월드컵 본선에 대한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