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일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30대 그룹 사장단을 소집한 가운데 에쓰오일과 한국GM, 대우건설이 빠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30대 그룹 사장단을 만나 투자를 조기 집행하고 고용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모임은 3일 각 기업에 통보됐다. 샌드위치 연휴에 시간도 촉박했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27개 주요 기업의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에쓰오일과 한국GM, 대우건설 등 3개 업체는 불참했다. 에쓰오일과 한국GM은 ‘사장과 부사장이 모두 해외출장 중’이라고 불참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재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일각에서는 두 기업이 이미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불참했으리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월 청와대 간담회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집행 중에 있다. 에쓰오일은 5190억원에 매입한 울산 석유비축기지 부지 92만㎡에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을 들여 중질유 분해시설과 복합 석유화학시설,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이후 3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해 석유화학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9년까지 3953억원을 투자해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석유화학기술센터를 짓기로 했다.
한국GM은 지난달 인천 부평 본사내 디자인센터 증축 공사를 완성했다. 한국GM은 400억원을 투입해 센터 규모를 7640㎡에서 1만6640㎡로 2배 이상 키웠다. 또 외관과 내부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과 모델링, 스튜디오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소집하면 기업이 어느 정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이미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 중이라 굳이 모임에 얼굴을 비출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SK그룹은 모임 직후, 국민관광상품권 100억원어치를 구입해 임직원들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수 있도록 독려함으로써 세월호 여파로 타격을 입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불참 사유에 대해 “우리는 전경련 회원사도 아닌데다, 재벌그룹이 아닌 단일기업으로써 재벌 총수 위주의 모임과 성격도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