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공모시장 기관 불성실 수요예측 재발 조짐

입력 2006-06-19 08:30 수정 2006-06-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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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배정받은 뒤 실권 사례 나타나…투자심리 위축으로 시장 냉각 우려

전반적인 증시 조정국면으로 기업공개(IPO)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기관들이 공모가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받아 놓고도 실제로는 청약을 하지 않는 ‘불성실 수요예측’이 재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우 공모주 청약 때 일부 기관 배정분 실권 논란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닭고기 사육·유통업체 동우의 대표 주간사인 대신증권은 지난 13일·14일 동우의 코스닥 상장공모 결과를 놓고 모 보험사 등 기관 2곳을 ‘불성실 수요예측’ 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불성실 수요예측이란 일반 기관(법인) 및 고수익펀드(이하 기관)들이 발행사의 공모가 결정을 위해 수요예측에 참가, 공모주를 배정받아 놓고도 실제 청약하지 않거나 상장후 일정기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뒤 이를 어기고 확약기간안에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동우의 공모주식은 총 686만주(공모가 3000원). 이 가운데 기관 배정분은 68%인 466만4800주였다. 이들 두 기관은 지난달 30일 동우의 수요예측에 참가해 각각 기관 몫의 각각 3.7%(17만4005주), 1.6%(8만7002주)인 총 5.6%(26만1007주)를 배정받았다.

그러나 일반개인 청약에 앞서 지난 12일 실시된 기관 청약에서 두 기관은 배정주식 전량에 대해 실권해 버렸다.

실권 물량은 고스란히 일반개인 몫으로 떠넘겨져 일반개인 배정분이 당초 공모주식의 20%인 137만2000주에서 23.8%인 163만3007로 늘어났다. 동우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이 4.81%대 1로 저조했던 것은 두 기관의 실권도 한 몫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모 보험사 관계자는 “당초 주간사가 공고한 확정공모가는 3000원이 아닌 3400원으로 수요예측 때 써낸 신청가격 3200원이 공모주 의무배정대상이 아니었다”며 “이에 따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공모주 인수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가 얼마후 느닷없이 최종공모가가 3000원으로 조정되면서 의무배정대상에 어쩔수 없이 포함돼 실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불성실 수요예측의 1차적 책임이 주간사에 있다는 주장이다.

◆기관 상장공모시장 질서 문란행위 재발 조짐

반면 대신증권 IB2부 관계자는 “최종공모가를 조정한다고 해서 현행 규정에 위배될 것은 전혀 없다”며 "당초 신청가격을 3200원으로 써냈다는 것은 이 가격에 공모주를 인수하겠다는 의사표시이고 게다가 공모가를 3000원으로 낮췄는데도 실권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두 기관에 대해서는 앞으로 1년간 대신증권이 대표주간사로 실시하는 수요예측에 1년간 참여를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야 어쨋든 두 기관의 불성실 수요예측은 사실인 만큼 상장공모시장에 끼칠 영향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2004년 약세장 때 다윈텍(이하 불성실 수요예측 기관 한누리투자증권, 알파자산운용, 부민저축은행), 삼진엘엔디(제일은행), 에쎌텍(수협중앙회), 대주레포츠(조흥투신운용) 등에서 처럼 기관들의 인수질서 문란 행위가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관들의 실권 행위는 발행사에 피해를 입힐 개연성이 있다. 동우의 경우만 보더라도 두 기관 배정주식은 모두 상장 후 2주간은 처분하지 않기로 했던 물량이다. 하지만 이번 실권으로 동우의 기관 의무보유확약 주식은 당초 공모주식의 7.74%(37만1007주)에서 2.14%(1개월 10만주)로 줄어 그만큼 상장 후 출회될 수 있는 물량이 증가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자, 발행사, 주간사 피해 시장 급랭 우려

게다가 기관들이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어기고 몰래 처분하는 행위까지 기승을 부리게 되면 상장초기 신규상장주들의 적정한 주가 형성은 더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간 증권사의 부담도 커진다. 현재 상장공모시장에는 ‘풋백옵션’ 제도를 두고 일반투자자에게 신규 상장후 한 달 이내에 주가가 공모가에 못 미치면 주간 증권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다.

동우 대표 주간사인 대신증권의 경우 만일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이 전량 ‘풋백옵션’을 행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입자금은 35억원(인수단 증권사 제외 배정주식 102만9000주과 기관 실권 26만1007주주 합계) 가량이다. 당초 28억원에 비해 7억원 가량 증가하게 된다.

한 증권사 IPO팀 관계자는 “최근 상장공모시장에 공모가 하락, 발행금액 축소, 청약률 저조, 상장 초기 주가 약세 등 위축 징후가 뚜렷해 지고 있다”며 “여기에 기관들의 불성실 수요예측이 점차 빈발해 질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 발행사, 주간 증권사들에게 돌아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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