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폐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해양경찰청을 해체한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이 해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과정에서 부적절한 대응 논란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에서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사고 직후에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며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 경비정과 상황실 간 '주파수공용통신(TRS)'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보면 해경은 사고 초기부터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대응은 우왕좌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경비정 123정은 지난달 16일 오전 9시43분께 상황실에 “승객이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 현재 못 나오고 있다”며 첫 보고를 했다.
이어 경비정 123정은 “선수를 여객선에 접안해가지고 밖에 지금 나온 승객 한 명씩 구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23정이 구조한다는 승객은 조타실에 모여 있다 탈출한 선장 이준석씨(69)를 포함한 선원 8명이었다.
뿐만 아니다. 9시48분에는 “승객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다. 빨리 122구조대가 와서 구조해야 될 것 같다”고 다급히 보고했다. 심각한 상황을 감지한 서해지방청 상황실은 처음으로 123정에 “안전장구를 갖추고 올라가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란다”며 선내 진입을 지시했다.
그러나 123정은 세월호 좌현이 완전히 침수돼 좌현 쪽에서 더 구조하기 어렵다고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은 오전 9시57분께 “우리 직원도 올라가서 하고 그래. 안 되면 마이크를 이용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란다”며 선내 진입과 퇴선방송을 지시했다. 하지만 123정 대원들은 선내로 진입하지 못했다.
한편 해경은 구조된 지 4시간이 지나서야 이준석 선장의 소재 파악에 나선 상황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123정은 구조 당시 선장 등이 신분을 밝히지 않아 누가 승무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