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환율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외환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이 총재도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주재한 은행장 초청 금융협의회에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석한 은행잘들도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최근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환 리스크 관리 능력과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수출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협의회 참석자들은 환율 이외에도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내수 경제지표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 경기 움직임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4월 기업대출 증가 폭이 9조6000억원으로 크지만, 부가세 납부 수요 등 특이요인이 있어 이 수치가 경기회복세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이 총재는 또 얼마 전 다녀온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 참석 결과를 전하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선 미국 경제에 대해 “1분기에 이상기후로 주춤했지만 2분기에는 회복세를 띨 것이며 통화정책 또한 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자국 경제에 대해 성장률이 높은 것은 아니며 물가가 낮은 상황이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이 견조하지 않았지만 내수가 좋아 1분기 성장률이 양호했다”며 “2000년 이후 최고치인 임금인상률에 힘입어 소비가 탄탄하며,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1분기 성장률이 7.4%로 목표치 7.5%에 부합했고, 외부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적 개혁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아제이 칸왈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