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의 복원이 5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6월 완성됐지만, 부실투성이여서 재시공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문화재청과 서울특별시 등 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 보수 및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이같이 15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숭례문의 경우 문화재청이 지난 2009년 12월 민간업체 두 곳과 숭례문 복구공사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애초 정한 공사기한(5년)에 맞추려다 곳곳에서 부실시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단청 부분은 전통방식인 아교 등에 대해 시공기술과 경험이 없는 단청장의 명성만 믿고 검증되지 않은 다른 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청장은 시공과정에서 아교가 흘러내리고 색이 흐려지자 사용이 금지된 화학접착제와 화학안료를 현장에 몰래 반입해 사용, 단청에 균열이 생기거나 더 심화됐다. 이 단청장은 값싼 화학접착제 사용으로 공사과정에서 3억원의 부당이익까지 챙겼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또 단청에 물이 닿으면 얼룩이 생기는 현상을 막고자 단청장이 임의로 동유(희석 테레빈유)를 바르는 바람에 화재 위험성만 커졌다고 꼽집었다.
숭례문 지반을 복구하는 과정에서도 문화재청이 제대로 된 고증이나 자문 없이 공사를 진행, 숭례문과 주변 계단부분이 복구 기준시점인 조선 중·후기 지반보다 최고 145㎝ 높아지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증을 거쳐 기존 숭례문의 규격대로 제작하기로 했던 기와도 업체로부터 시공이 번거롭다는 의견을 받고는 KS규격으로 변경, 화재 전과 모양과 크기가 크게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