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고장’으로 유명한 프랑스가 와인 소비 감소로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시장 지위를 미국에 내주게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국제와인기구 OIV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전체 와인소비량은 2910만 헥토리터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프랑스의 와인 소비량은 전년보다 7% 줄어든 2810만 헥토리터로 집계됐다.
헥토리터는 100ℓ로 와인산업에서 주로 쓰이는 표준 단위다.
프랑스 와인 소비 감소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프랑스의 개인 평균 와인 소비량은 지난 2002~2011년에 20% 넘게 줄었다. 매년 46.4ℓ가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미국 개인 소비량은 17% 증가해 매년 1인당 9.1ℓ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개인소비량 절대 기준으로는 여전히 프랑스가 미국을 앞선다고 CNBC는 전했다.
2011년부터 집계된 OIV의 자료에 따르면 평균 프랑스의 개인 와인 소비량은 일주일에 1.2병으로 미국인 개인 소비량의 6배를 넘었다.
한편 프랑스가 1위 자리를 내줬으나 와인시장이 불황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와인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으나 양질의 고급와인의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쟌 매리 어런드 OIV 대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유럽국가에서 와인을 많이 소비해왔으나 최근 소비 습관이 크게 변했다”면서 “전체 소비량은 줄었으나 고급 와인에 대한 수요는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에는 1인당 와인 소비량은 적지만 이들은 더욱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마시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밀려 현재 세계 3대 와인 제조국이지만 와인 수출은 연간 78억 유로(약 10조9300억원) 수준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고급 와인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와인의 수요가 높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와인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중국은 지난해 소비량이 3.8% 줄어 1680만 헥토리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급성장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