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호’ 홈런포를 가동한 추신수(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팀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AL)에서도 톱타자로서의 명성을 잇고 있다.
추신수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 타자 좌익수로 출전해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추신수는 4홈런 11타점 19득점 37안타로 타율 0.333, 출루율 0.465, OPS(장타율+출루율) 0.987을 기록하며 AL 타격·출루율·OPS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앞서 11일까지 AL OPS 1위는 호세 바티스타(34ㆍ토론토 블루제이스)였지만, 그는 12일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해 OPS가 0.967까지 하락하며 추신수에게 1위를 내줬다.
추신수는 미국 스포츠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9일 선정한 올해 가장 강력한 AL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혔다. 또한 왼손 타자로도 인정받았다. 같은 날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는 추신수를 메이저리그 최고의 왼손 타자 10명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추신수는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로 인내심을 유지하고 능숙하게 투수를 공략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올시즌 추신수의 출루율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0.422에 달한다. 2스트라이크에서의 통산 출루율(0.298)보다 1할 이상 높다.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공을 골라낸 결과다.
좌완 상대 타율이 나아진 것도 한 요인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왼손 투수 상대로 다소 낮은 0.215의 타율을 보였지만, 올 시즌에는 0.405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오른손 투수를 상대했을 때(0.290)보다 확연히 높다.
반면, 추신수의 왼쪽 발목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것은 AL 톱타자로서의 행보에 악재다. 왼쪽 발목 복사뼈 위쪽을 테이핑한 채 타석에 들어서는 추신수는 9일“베이스를 돌 때 움직임이 느려져 불편하다”며 “이 상태가 지속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목 부상에도 추신수는 12일 홈런을 날리며 우려를 씻어냈다. AL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추신수는 “1위를 논하기엔 이른 시기”라며 “1등을 하고 싶지만 정규리그의 3분의 1도 치르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페이스를 끝까지 이어가 마지막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