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전쟁대비’ 발언의 진의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12일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변호인 측이 신청한 증인 김모씨는 “이석기 의원이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이 진짜 전쟁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작년 5월 12일 서울 합정동 마리스타 교육 수사회에서 열린 정세강연회에서 “오는 전쟁 맞받아치자. 구체적으로 물질·기술적 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남쪽의 혁명을 책임진다는 자주적 입장에서 현 정세를 바라보면 옳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회합을 지하혁명조직 ‘RO’의 비밀 결사로 규정하고, 이 의원이 전쟁에 대비해 내란음모·선동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1심은 이같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증인 김씨는 “여기서 전쟁이란 말은 극심한 대립을 표현한 것이다. 드라마 제목 중에 ‘사랑과 전쟁’도 있고 책 제목 중에 ‘자기로부터의 혁명’도 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증인 김모씨는 “혁명이란 단어도 ‘수면 혁명’, ‘화장품의 보랏빛 혁명’ 등 일상적으로 많이 쓴다”며 “강연을 들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국회의원을 모신 강연회를 널리 공지하지 않고 비밀리에 연 것이 이상하다. 또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끄고 차를 여러 번 갈아타면서 은밀히 모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대한 항소심은 당분간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