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해임되면서 태국 정국 혼란이 더 심화된 가운데 친정부 세력과 반정부 세력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인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간) 상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최고행정법원에 오는 12일까지 새 총리가 임명될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반정부 시위대가 독자 행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권력남용으로 해임된 뒤 내각이 지명한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은 정부를 이끌 권한과 지위가 없다며 상원과 사법부가 새 총리 임명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청사, 5개 공중파 방송국 등을 일부 점거하거나 봉쇄하고 니와툼롱 과도총리 대행이 이끄는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이에 대해 친정부 세력인 ‘레드셔츠’ 시위대를 이끄는 짜뚜폰 쁘롬판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 회장은 사법부와 상원이 투표를 통하지 않은 총리를 임명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반정부 진영에 의해 새 총리가 임명되면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DD 등 레드셔츠 시위대 수천 명은 같은 날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 이들의 시위 장소와 멀리 떨어진 방콕 서쪽 외곽에서 잉락 전 총리의 해임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친-반 정부 진영 사이에 무력 충돌 우려가 커지자 군 쿠데타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군이 나서 태국의 혼란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태국 군부 실권자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쿠데타는 정치 갈등을 끝낼 수 없고 많은 비난을 초래할 것”이라며 갈등은 합법적인 틀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