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한 달이 지난 한국 프로야구, 그 성적표를 받아든 각 구단 감독의 표정은 천당과 지옥이다.
4월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순위표의 위아래가 확실히 나뉘는 양상이다. 넥센·NC가 상위권을 형성하는 반면, KIA·한화는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렇다면 상하위 팀 감독의 성향은 어떻게 다를까.
염경엽이 이끄는 넥센은 올 시즌 마운드 불안이 우려됐다. 그러나 잡을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는 데 초점을 뒀다. 또 탈권위주의를 바탕으로 한 활발한 소통이 선두권 유지에 큰 바탕이 됐다.
NC 김경문 감독의 지난해 4월 성적표는 4승 17패 1무로 낙제점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은 뒷심 강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의 믿음 야구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반면 선동열·김응용 감독의 4월은 악몽이다. 선동열은 ‘버릴 경기는 확실히 버린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정석야구와 카리스마도 여전했다. 그러나 늘 직접개입하는 경기운용과 소통의 부재가 팀 성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화 김응용은 야구에 대한 과거 철학을 버리지 못했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 ‘모든 불펜을 동원해서라도 이겨야 한다’, ‘강공 위주의 야구’, ‘선수의 관리는 코치에게’ 등 초기부터 가졌던 그의 생각이 현대 야구와는 맞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그러나 야구 성적과 감독의 상관관계는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구칼럼니스트 박동희씨는 “감독이 야구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순위의 차이는 감독의 영향보다는 각 선수의 기량과 팀 분위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체로 감독들의 성향이 예전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며 “강한 카리스마보다는 부드러움과 소통이 모든 구단에 화두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